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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마, 가즈오 이시구로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검색하다가, 일본인 작가라고 하여 (어두운 소설일 수 있겠구나 하는 선입견으로) 읽을지 말지를 한동안 고민하다가 도서관에서 책의 일부를 읽고 나서야 책을 집어 들었다. 다섯 살 때 영국으로 이주하여 영국인으로 살아온 기간이 더 긴, 작가의 생각에는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동양적인 것보다 서양적인 것이 더 많은 듯하다. 그런 것을 떠나서라도, 그의 이야기는 꼭 따뜻한 파스텔 톤의 색깔로 칠해진 노을 같은 느낌의 소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의 소재나 주제까지 그렇게 따뜻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열 세네살 정도 아이들의 기숙학교 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다. 그러다가 '기증', '간병'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뜬금없는 그 단어들이 이상하긴 하지만, 이야기에 빨려.. 2025. 8. 9.
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앨커비스 "나는 제대로 된 대화를 하고 있는가?" 이 책을 덮으며 떠오른 질문이다. 저자는 질문의 목적부터 바꿔보라고 조언한다.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상대를 제압하거나 설득하려 하지 말고 진심으로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더 넓은 시야, 인간에 대한 이해, 세상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다는 것이다.상대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이미 머릿속에는 나의 경험과, 나의 의견이 자리 잡으면서,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다음에 이어서 할 말들을 생각하느라 바빴던 건 아닐까? 나의 의견을 주장하고, 내가 아는 것을 알리는 것이 먼저였던 대화가 아니었을까 하고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저자가 이야기하는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은, 상대에 따라 그런 방식으로 대화가 가능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 2025. 8. 8.
작별인사, 김영하 8/2 우리가 불멸의 삶을 살 수 있다고 가정한 채 삶을 살아간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이야기다. 또한 죽음과 불멸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까? 나의 이야기를, 내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마무리 지을 용기가 있을까? 철이처럼, 선이처럼 아름답게 작별인사를 하고 나의 생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하고 나에게 되묻게 된다. 이 책의 처음엔 이런 구절이 있다. 머지않아 너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가 너를 잊게 될 것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이 삶과 화해를 하고, 평화롭고 멋지게 작별인사를 하고 나서, 저 구절처럼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평안한 죽음이고, 그 또한 오래 기억되는 삶이 아니어도 괜찮은 삶이었을 것이다. 휴머노이드인 '철이'의 눈으.. 2025. 8. 2.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최재훈 (7/21) HSP (highly sensitive person)흔히 아는 예민한 사람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초감각 (super sense), 초감정 (super feeling)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많은 자극과 감각을 처리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해버려 쉽게 지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가끔은 이런 책을 만나게 되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항상 나를 따라다니던 "왜 그럴까?"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은 안정감을 같이 가져오기 때문이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끌어안고 있다가 하나를 내려 놓을 수 있는 순간. 이 책은 그런 순간을 선물한 책이다.부정적 순간만 증폭해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 순간 또한 그러니, 긍정적 순간, 자기 돌봄 혹은 스스로를 행.. 202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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